중국이라는 나라는 참 오묘합니다. 미국에서 살아가며 매일 접하는 자유롭고 분산된 시스템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구조, 바로 '권력 집중'의 상징이죠. 중국 지도자 권력 순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진핑 주석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 뒤를 잇는 권력자들, 즉 2순위부터 5순위까지는 누구일까요? 또 최근 뉴스에서 들리는 것처럼, 중국 군부 내부의 권력 구도에 정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걸까요?
1순위: 시진핑(习近平, Xi Jinping) – 권력 집중의 결정판
말할 필요도 없이 현재 중국 권력 1순위는 시진핑(习近平) 주석입니다. 국가주석, 중국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3중직'을 모두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행정부, 당, 군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형식상의 역할이 아니라, 실제 모든 중요한 결정이 시진핑의 손끝에서 나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시황제(習皇帝)'라는 별명까지 생겼죠.
그런데 이처럼 권력이 절대적으로 보이는 시진핑 체제 하에서도, 권력 2~5순위에 있는 인물들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2순위: 리창(李强, Li Qiang) – 국무원 총리
리창은 2023년 3월, 리커창 전 총리의 후임으로 국무원 총리에 올랐습니다. 시진핑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으며, 상하이 당서기 시절부터 시 주석과의 깊은 친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식 경제모델을 강하게 밀어붙이려는 시진핑의 입장을 행정적으로 실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죠. 다만, 전임 리커창처럼 독자적인 영향력은 약합니다. 실질적으로는 시진핑의 '집행자'에 가까운 이미지입니다.
3순위: 자오러지(赵乐际, Zhao Leji) –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중국의 국회의장 격인 직책으로, 자오러지는 2023년부터 이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원래는 당내 기율검사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았던 인물로, 당의 내부 감찰과 부패 척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특히 '시진핑의 칼'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의 권력 기반은 시진핑과 매우 가깝습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형식적 기관으로 보일 수 있지만, 헌법 개정이나 법률 통과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자오러지의 위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4순위: 왕후닝(王沪宁, Wang Huning) – 정치협상회의 주석
중국식 이념을 설계하는 ‘이론가’로 불리는 왕후닝은 후진타오, 장쩌민, 시진핑을 모두 보좌한 인물입니다. 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올라선 지금도 중국 이념 체계를 설계하고 조정하는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중국몽' 같은 시진핑의 정치 슬로건도 사실상 그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죠. 권력의 성격은 다소 '은밀'하지만, 전략적 방향성을 만드는 데 있어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5순위: 차이치(蔡奇, Cai Qi) – 당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는 현재 중앙서기처의 책임자이자 당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사실상 시진핑의 비서실장 역할을 합니다. 모든 중요 문서, 일정, 회의 운영이 그의 손을 거쳐갑니다. '시진핑의 그림자'라고 불릴 만큼 권력 핵심에 있습니다. 원래 베이징 당서기였던 인물로, 코로나 방역 때 과감한 봉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시진핑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최근 중국 군부 내 권력 이상 조짐?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군부에 뭔가 이상하다”는 말이 자주 오갑니다. 군 고위층 교체가 유독 잦아졌고, 갑작스러운 실각과 조사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특히 주목할 인물은 장여우샤(张又侠, Zhang Youxia). 그는 현재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자 시진핑과 같은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출신입니다. 그동안 시진핑의 군 개혁을 도맡아왔고, 인민해방군 내 신뢰도도 높았지만 최근엔 건강 문제와 함께 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인물로는 허웨이둥(何卫东, He Weidong)이 있습니다. 그는 해군 출신의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장여우샤의 뒤를 잇는 유력한 차기 군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 고위층 인사에서 종종 이유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그 자체가 일종의 권력 투쟁의 반영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옵니다.
미국에서 이런 움직임을 바라보면, 마치 소련 말기의 분위기와 비슷한 면도 느껴집니다. 겉으로는 통일된 듯 보이지만, 안에서는 팽팽한 긴장감과 무언의 충돌이 계속되는 모습이죠.
마무리하며 –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중국 지도자 권력 순위라는 주제는 단순히 ‘누가 몇 등이다’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정치의 복잡성과 긴장감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얼바인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관찰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정치적 분위기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많은 인사이트를 줍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만큼, 중국 권력 지형의 미묘한 변화는 생각보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관세 전쟁과 같은 미중간의 긴장 관계가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중국 권력 5순위와 군부 내 권력 구도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